“남들은 전통을 지키는 일에 대해 때론 추상적으로 때론 형이상학적 개념으로 생각하지만 나에게는 생활이고 삶이다.”
나는 맨발로 흙을 반죽하고 꼬박을 밀며, 가마 속 나무와 불의 조화를 살피고 불을 지핀다.
한 평생 해온 일이 지만 불을 아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릇에 생명을 넣는 불을 조절하는 것은 오로지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것만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스스로 터득해야 하는 것이다.
마음에서 무언가 넘쳐 나는 것은 자연을 거스르는 일이다.
자연의 기운을 거스르지 않고 마음이 투명한 불꽃이 될 때까지 기다리 노라면,
흙으로 빚은 그릇에서 하얗게 살이 돋아나기 시작한다.
나의 그릇들은 가마 속에서 태어나 사람들의 친구가 된다.
시름에 젖은 자에게는 술사발로,
아픈 자에게는 약사발로,
배고픈 자에게는 밥사발로,
마음을 닦는 자에게는 찻사발로
그들의 생을 채워주고 보듬어 준다.
1982
제13회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특별상 수상, 1988.
제14회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특별상 수상, 1989.
미국 하와이 N.B.C 전시 홀(Exhibition Hall), ‘7대를 이어온 도예가(Seven generation-long Ceramic Artist). 백산 김정옥’, 1990